안녕하세요. 시원한 커피를 따뜻한 마음으로 전하고 싶은 따뜻한 아.아.입니다.
오늘 보여드릴 설비는 이중정 타정기입니다. 제약설비인 이 타정기는 저희 회사에 얼마 전에 입고되어 설치된 설비로 고가의 제품인데요, 오늘은 입고부터 적격성평가까지만 다루어 보겠습니다.
1. 먼저 타정기(Tablet Press)가 무엇인가?
이 글을 보실 정도라면 타정기가 어떤 일을 하고 무엇을 생산하는 장비인지는 알고 오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알약을 압축하여 일정한 모양으로 만드는 기계라고 하는데요. 쉽게 말해서 분말형태의 혼합된 약(원료와 부형제)을 강한 힘으로 압축하여 알약을 만드는 기계입니다. 오늘은 이중정 타정기를 들여와서 설치하고 적격성평가까지 하는 절차를 다루기로 했기 때문에 타정기의 종류까지만 알아보고 넘어가겠습니다. 일반적인 타정기는 단일정 타정기라고 하여 주로 주원료를 1가지만 넣고 약을 찍어냅니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해 드릴 이중정 타정기는 주원료가 2가지일 때 사용되는 타정기로 두 번 찍어서 한 알약을 만드는 기계입니다. 그렇다면 삼중정, 사중정, 오중정도 있겠네요? 라는 질문이 생길 수 있는데요. 맞습니다. 삼중정 타정기, 사중정 타정기, 오중정 타정기도 있지만 저의 경우는 삼중정 타정기까지 보았습니다.
이 밖에도 핵정(유핵)타정기도 있는데 알약 안에 작은 알약이 들어 있는 형태의 정제를 생산하는 설비입니다.
2. 입고
수입제품(일본산) 나무로 된 우드패킹을 언패킹 하고, 이동 동선을 보양한 후에 조심스럽게 옮깁니다. 설치할 룸에 도착하면 도면을 보면서 간섭되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면서 설치 위치를 정합니다.
이중정 타정기 치고는 크기가 작은 편이라 크게 무겁지도 않고 해서 사내에 있는 핸드파레트럭(일명 핸드카)를 이용하여 옮겼습니다. 저희 핸드파렛트럭은 2.5톤까지 들 수 있는 모델이어 다행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아셔야 할 것은 외산 설비의 경우 부산항이나 인천공항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부산항이나 인천공항에서 도착지까지의 운송료는 보통 화주인 고객사가 부담합니다. 그래서 URS 쓰실 때 내륙 운송료를 포함한다는 내용을 꼭 적어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우드패킹을 해체하게 되면 폐기물이 발생합니다. 이것도 역시 URS에 '폐기물은 공급사가 되가져 간다'라는 내용도 넣으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마지막으로 반입경로를 미리 파악해야 하는데 캐드로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합니다. 그래서 크레인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크레인 역시도 공급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을 URS에 꼭 넣으셔야 합니다. 만약 위 3가지(내륙 운송료, 폐기물 처리, 크레인 사용)를 URS에 기록하지 않았다면 킥오프미팅 때 필히 언급을 하셔야 하고 회의록을 남겨 놓아야 합니다. (나중에 회의록 기록 방법에 대해서도 포스팅하겠습니다.)
3. 설치
입고 과정이 끝나면 설치를 해야 합니다. 간단하게 절차를 먼저 말씀 드리면, 첫 번째 설치 위치 도면을 보고 자리를 잡습니다. 전문 용어로 포지셔닝이라고 합니다. 그다음은 설비의 수평을 잡습니다. 이 또한 전문 용어로 레벨을 맞춘다고 합니다. 여기까지가 기본 작업이고, 그다음부터는 기계 조립과 배기 및 집진 덕트나 압축공기, 전원 등을 연결합니다.
그런데 설치 작업이 순조롭게 되지 않을 때가 항상 생기는데요. 특히 처음 포지셔닝이 중요한데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해서 도면에 있는 위치에 설치할 수 없는 상황이 꼭 발생하곤 합니다. 특히 천장에 LED램프가 있다던지, 공기조화시스템의 디퓨져가 있다든지 하면 조금씩은 옮겨서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번에도 LED램프가 간섭되어서 조금 옮겨서 설치하였습니다.
4. 적격성평가
설치가 마무리 되면 시운전 테스트를 해 봅니다. 여기까지가 SAT(Site Acceptance Test)라고 합니다.
이렇게 SAT가 끝나면 적격성평가를 실시하는데요. 적격성평가라는 것은 검증을 하는 과정으로 이 설비가 의도한 대로 만들어지고 설치가 되었는지 확인하고 테스트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보통 설비를 설치하고 나서 실시하는 적격성평가는 IQ, OQ, PQ를 실시하는데 저희 공무팀에서는 IQ를 직접 하고 OQ, PQ는 참관하여 도와주는 개념으로 진행합니다. 전 직장에서는 설비 설계부터 적격성평가까지 모두 공무팀에서 했는데, 현 직장은 IQ만 하면 되니까 상당히 일이 줄었습니다.
타정기에서의 주로 체크 해야하는 포인트는 IQ에서는 I/O체크, 매뉴얼(윤활, 주기별 점검표, 알람 리스트, 전기/기계 도면, 구매품 리스트, Vendor 매뉴얼, 체인지파트 리스트, 스페어파트 리스트, 계측기 리스트, 프로그램, MES 파라미터 등)과 계측기 성적서와 재질 성적서 등을 주로 확인합니다. 그리고 OQ에서는 RPM, 압력(예압, 본압), 알람체크, 리젝테스트를 주로 실시하고 간략하게 PQ에서 할 만한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그다음 PQ는 실제 약을 투입하여 생산하는 것처럼 장비를 가동해 보면서 이상 유무와 가동 중에 검체를 채취하여 마손도 및 경도, 붕해도 등등을 확인합니다.
5. 랩업(Wrap-up)
설치부터 적격성 평가 과정에서 발생한 미비사항들을 팀별로 정리하여 펀치리스트를 작성하고, 공급사와 협의를 통해 미비사항을 처리할 방법과 일정을 협의하는 과정입니다.
약 1주일 동안 설치하고 적격성평가를 진행하고 나온 미비사항입니다. 공급사에 처리방법과 일정을 확인받고 서로 서명하고 일을 마무리했습니다.
6. 아쉬운 점
기존에 사용하던 탈분기를 사용하기 위해 해당 타정기 배출부에 설치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높이가 맞지 않습니다. 탈분기 높이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도면을 면밀히 검토하지 못해 발생한 건인데, 아무리 철저하게 검토를 한다고 해도 하나둘씩 실수가 나오는 것은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는 거 같습니다.
이상으로 신규 설비의 입고부터 설치, 그리고 적격성평가와 랩업 미팅까지 알아봤습니다.
이 포스트를 보시는 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는 이 설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업체 선정부터 계약, 테스트 자재 준비 등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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